제132장
내가 지친 몸을 이끌고 겨우 6층에 올라왔을 때 그 젊은 남자는 계단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누나, 몇 호예요?”
“저... 606호예요.”
사실은 그다음은 내가 직접 짐을 옮기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도움을 받았기에 그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남자는 내 말을 듣자마자 바로 내 짐을 들고 606호로 향했다.
그러고는 가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는 엄마랑 602호에 살아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오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606호 문 앞에 도착하자 남자는 내가 문을 열기를 기다리는 듯 나를 봤다. 전혀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순간 나는 약간 당황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잠시 머뭇거리며 나는 짐을 받아 들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말했다.
“오늘 정말 감사해요. 나중에 아주머니랑 같이 식사라도 대접할게요.”
“별말씀을요. 별일 아닌데요 뭘.”
남자는 이렇게 말했지만 여전히 나를 바라보며 돌아갈 기색이 없어 보였다.
순간 나를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안으로 초대하지 않자니 이 상황이 너무 어색하고 그렇다고 문을 열고 안으로 초대하자니 혹시 나쁜 사람일까 봐 걱정이 됐다.
그는 너무 친절했다. 친절이 지나쳐서 오히려 불안할 정도였다.
다행히 그때 아주머니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재민아, 왜 아직도 안 들어와? 시간이 이렇게 늦었는데 이사 온 아가씨도 짐 정리해야 하잖아. 그만 귀찮게 해라.”
“아, 네...”
남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럼 전 이만 갈게요. 무슨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내가 너무 경계했던 걸지도 몰라. 그냥 마음이 따뜻한 사람일 수도 있잖아.’
나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집은 방 하나, 거실 하나로 아주 소박했지만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짐을 한쪽에 내려놓고 손을 씻은 후 먼저 음식을 먹고 나서 짐을 정리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사 온 도시락은 이미 식었고 밥은 딱딱했다.
몇 입 먹고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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