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장
“저기 내가 듣기로는 할머니께서 치매가 도지셨다던데 혹시 아영이가 팔찌를 훔쳤다고 오해하신 게 아닐까 하고...”
“그래서 그게 그 팔찌를 부순 이유라는 거야?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야. 그 팔찌가 어떤 의미인지 아영이도 모르는 건 아닐 텐데.”
“푸하하. 그러니까 네가 이렇게 화난 이유는 아영이가 널 신경 쓰지 않아서란 말이야?”
나는 육승현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말도 안 돼. 하지훈이 그런 이유로 화를 냈을 리가 없잖아. 지훈이의 마음속에 나는 그저 하찮은 애인일 뿐이야. 내가 신경 쓰든 말든 지훈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리가 있겠어?’
역시 하지훈도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내가 화난 건 할머니의 진심과 애정이 도아영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실이야. 오히려 도아영은 그걸 경멸했지.”
‘아니야. 난 아니야. 난 할머니를 결코 경멸한 적이 없어!’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한들 하지훈은 내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서재 안에서 육승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도 다행히 할머니 이번에 큰일 없었잖아. 그런데 만약에... 아, 내 말은 만약에 말이야. 만약 이번에 할머니가 진짜 잘못되기라도 했으면 넌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복수할 용기는 있었겠지?”
“용기?”
다시 비웃음을 흘리는 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만약 할머니가 도아영 때문에 돌아가셨다면 나는 반드시 도아영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했을 거야.”
나는 여행 가방 손잡이를 꽉 잡았다. 심장이 아프게 떨렸다.
사실 나도 이미 각오했다. 만약 김민정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는 내 목숨을 그에게 바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하지훈이 직접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육승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웃었다.
“와, 정말 도아영의 목숨을 빼앗을 용기가 있단 말이야?”
“용기라니.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야.”
하지훈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나는 이제 예전의 하지훈이 아니야. 도아영을 완전히 꿰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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