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장
“절대 안 돼요!”
나는 차갑게 아빠의 말을 끊고 경고했다.
“그 사람 찾을 생각도 하지 마세요. 아빠한테 아직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이건 우리가 알아서 해결해야 해요.”
그러자 아빠는 나를 옆으로 흘겨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뭘 그렇게 긴장해? 하석훈을 찾으러 가겠다 말한 것도 아닌데.”
“안 찾으면 다행이죠!”
나는 냉소적인 웃음을 흘리며 병원 쪽을 바라봤다.
그 순간 나는 아빠의 눈에 잠깐 스쳐 지나간 음침한 기색을 눈치채지 못했다.
다리를 절뚝이며 천천히 병원 입구까지 갔지만 더 이상 안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할머니께서 응급실에서 나왔다더니... 지금은 됐는지 모르겠네.’
오랫동안 응급처치를 받았으니 제발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주머니 속에 있는 부서진 팔찌를 만졌다. 그러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김민정의 일도 그렇고 아빠의 추잡한 행위도 그렇고 하지훈은 나를 점점 더 혐오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번 생에서는 아마 다시는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 집의 그 옛날 별장은 결국 하지훈이 사들였다.
김민정 일 때문에 내가 계속 거기에 머무는 것도 민망했다.
하지훈이 명확히 나가라고 한 건 아니었지만 사람이라면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법이니 나는 언젠가 그가 코앞에서 나를 내쫓기 전에 스스로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손에 얼마 남지 않은 돈이 있어서 외부에 방을 구해 살기로 했다.
아빠와 헤어진 후 나는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방을 알아보러 다녔다.
강현이라는 도시가 익숙하긴 했지만 방을 구하는 데는 전혀 경험이 없었다.
처음엔 부동산 중개업소에 갔지만 소개받은 집들은 터무니없이 비쌌고 직장과도 너무 멀었다.
할 수 없이 직접 직장 근처를 돌아다니며 방을 찾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그때 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를 다시금 절감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웠고 이제는 적당한 집조차 구할 수 없었다.
나는 광장에 앉아 핸드폰으로 임대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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