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장
“연기 그만해 줄래? 할머니가 연기한다고 할때는 언제고. 할머니가 선물해 준 팔찌를 던져버릴 때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잖아.”
“미안해...”
다급하게 고개를 흔드는 바람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 것이다.
“난 정말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계시는 줄 몰랐어. 미안해.”
“몰랐다고?”
하지훈은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내가 너 모를 줄 알고? 도도하기만 하고 우리 같은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잖아. 할머니가 아끼는 팔찌를 선물했을 때 내심 받기 싫었지?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도 않았잖아.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계시든 말든 똑같이 대했을 거잖아. 아니야?”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나는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훈의 마음속에 내가 언제부터 이런 사람이었는지 몰랐다.
하지훈은 나보다 키가 컸기 때문에 일어서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할머니는 충격을 받으면 안 된다고.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진심으로 너를 손주며느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할머니한테 진심이긴 했어? 날 싫어한다는 걸 알아.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그런데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께서 너한테 상처 주는 일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했었어? 꺼져! 다시는 보고싶지 않으니까. 당장 꺼지라고!”
이를 꽉 깨물고 말할 정도로 말투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의 두 눈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미어지면서 호흡조차 할수 없었다.
이때 하석훈이 갑자기 나의 어깨를 감싸 쥐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면서 하지훈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아영이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어떻게 된 일인지 나도 들었어.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계시는지 몰랐다잖아. 몰라서 그랬다잖아. 아영이만을 탓할 순 없는거 아니야?”
하지훈은 내 어깨에 올려놓은 하석훈의 손을 보더니 눈빛에 살기가 가득했다.
그가 냉랭하게 말했다.
“너희 엄마가 그러는데 진작에 아영이한테 할머니 병을 알려줬다잖아. 네 말뜻은 너희 엄마가 아영이를 모함이라도 했다는 거야?”
“아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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