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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단단히 화가 난 소성

윤슬은 냉소를 지었다. [이번 일은 저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어요. 시혁 씨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죠.] [뭐라고요?] 전화 맞은편의 소성은 원래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는데 윤슬의 말을 듣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부시혁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고요?] [제가 시혁 씨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은 것 때문에 꽤 흥분하시네요? 아니면 제가 시혁 씨를 찾아가길 바라는 건가요?] 윤슬은 눈알을 살짝 굴리며 뭔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팡이를 잡고 있던 소성의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가더니 핏줄까지 튀어나왔다. [그런 건 아니고요. 그저 놀라서요.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도 부시혁을 찾지 않았다니. 제가 윤슬 씨를 너무 낮잡아 봤네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능력 있으세요.] 윤슬은 입술을 한번 꾹 다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칭찬은 필요 없어요. 감당 못 하겠으니까.] 그녀의 비웃음에 소성의 표정이 더욱더 음침해지면서 얼굴이 약간 악독하게 보였다. 소성은 거의 확신이 갔다. 윤슬이 정말 부시혁을 찾지 않았다는 걸. ‘보아하니 윤슬을 이용해서 부시혁을 상대할 계획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군.’ [윤슬 씨.] 소성은 눈을 감고 마음속의 분노를 간신히 눌렀다. 그리고 다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이틀 전에 제가 그랬죠. 합의를 볼지 말지, 이틀의 고민 시간을 주겠다고. 이제 보니 오늘 만날 필요가 없는 거 같네요.] [처음부터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윤슬은 전혀 소성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고 그를 반박했다. 그러자 소성의 표정이 더욱더 악독해졌다. [정말 직설적이네요. 하지만 윤슬 씨한테 이 말을 감당할 능력이 과연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러자 윤슬의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그게 무슨 뜻이죠? 설마 저한테 손이라도 대겠다는 건가요?] 소성은 단도직입으로 말하지 않고 둘러서 말했다. [글쎄요? 전 그저 윤슬 씨가 고민 잘했는지, 궁금해서 연락한 거예요. 지금 그 대답을 알았으니, 이 통화를 계속할 필요도 없네요. 그럼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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