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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그녀 앞에서 옷을 갈아입다

“…….” 윤슬은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왜냐면 부시혁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다. 사고라는 게 통제할 수가 없어서 사고라고 불렸다. 더구나 언제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 내일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다음 순간일 수도 있었다. 이 생각에 윤슬은 남자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알았어요. 주의할게요. 화내지 마요? 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부시혁도 진짜 화가 난 게 아니라 그냥 화난 척한 거였다. ‘그래야 내가 걱정했다는 걸 알 테니까.’ 하지만 윤슬이 주동적으로 잘못을 승인하고 애교까지 부리니 부시혁은 더 이상 화난 모습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이런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그는 화날 마음도 나지 않았다. 부시혁은 한 손으로 윤슬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양쪽 볼을 잡으며 그녀의 입술을 삐죽 나오게 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 입술에 힘껏 입을 맞추었다. 그제야 만족한 남자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자, 아침 먹으러 가자.” 윤슬은 남자를 향해 콧방귀를 뀌었다. ‘흥, 정말 틈만 나면 스킨쉽을 하고 그래.’ 부시혁은 윤슬의 행동을 힐끗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살짝 올라간 입꼬리는 지금 그의 기분이 유쾌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식탁 앞에 걸어온 부시혁은 의자를 끌어내고 윤슬을 의자 위에 앉혔다. 그녀가 자리에 잘 앉은 걸 확인하고 나서야 부시혁은 아침을 가져와 하나씩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부시혁이 접시를 올리면 윤슬은 뚜껑을 열었다. 모든 접시가 식탁 위에 올려지고 뚜껑이 열리자 정교한 아침이 두 사람 눈에 들어왔다. 윤슬은 맞은편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빨리 앉아서 먹어요.”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좀 이따가.” 그는 이렇게 말하며 우유를 한 컵 따랐다. 그리고 그 컵을 윤슬 앞에 놓아주었다. 모든 게 다 끝나자, 부시혁은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 “먹자.” 윤슬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 눈앞의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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