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7화 윤슬의 연기

부시혁은 윤슬을 쳐다보며 속으로 긴장했다. 그녀는 육 부인을 친엄마로 생각했기에 육 부인의 말을 믿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정말 그를 참을성 없고 자제력이 없는 남자라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부시혁은 윤 부인한테 한 방 먹은 셈이었다. 남자가 긴장하자 윤슬은 그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았다. 그녀의 눈빛이 약간 달라지더니 일부로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윤슬의 침묵에 부시혁의 심장이 철렁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남자가 점점 더 긴장하면서 조급해지자 윤슬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럴 리가요. 당연히 아니죠." "그럼 방금 왜……." "일부러 그런 거예요." 윤슬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서 일부러 그런 거예요. 놀란 거 봐요. 꽤 재밌는데요?" 여자의 장난스러운 웃음에 부시혁은 숨을 한번 내쉬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니, 다행이네. 근데 지금 일부러 날 놀린 거야? 정말 간덩이가 부었구나.' 부시혁은 입술을 꾹 다물고 그녀의 겨드랑이를 간지럽혔다. 윤슬은 간지럼을 타서 그가 손을 대자마자 간지러워서 몸을 움츠렸다. 그녀는 웃으면서 그의 손을 피했다. "뭐 하는 거예요?" "날 일부러 놀린 벌칙이야." 부시혁은 엄숙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또 계속 그녀를 간지럽혔다. 윤슬은 더 멀리 피하면서 웃으며 소리쳤다. "그냥 장난일 뿐이에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어머님의 말씀을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그저 당신의 표정을 보니까 참지 못하고 놀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뿐이에요. 제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당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어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이런 일로 함부로 장난치지 마. 내 심장이 안 좋은 거 몰라?" 부시혁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방금 정말 이 여자 때문에 놀랐다. 그들이 사귄 지도 이렇게 오래됐는데 그녀가 아직도 그를 저속한 남자라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는 일부로 그를 놀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