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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흥분한 육 부인

하지만 그녀가 더욱 놀란 건 부시혁의 스케일이었다. 몇억짜리의 와인을 그것도 몇 병이나 눈 깜박 안 하고 선물했다. 이 와인들은 전 세계에 백 병밖에 없어서 정말 돈 주고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는 것들이었다. 한 병 마실 때마다 줄어들기에 그녀가 보기엔 이런 와인을 사는 사람은 거의 마시지 않고 소장할 것이다. 그런데 부시혁은 소장 가치가 있는 와인을 선물로 그들에게 주었다. 이 대범함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을 이겼다. 보아하니 부시혁은 정말 전과 달라졌고 윤슬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왜 이런 술을 육 이사장한테 선물하겠는가? 아무래도 육 이사장은 부시혁의 진정한 장인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선물했다는 건 그가 그들을 진정한 장인, 장모로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윤슬을 사랑한다는 뜻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육 부인은 속으로 부시혁한테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미 합격선을 넘은 상태였다. 그리고 남은 몇십 점은 계속 관찰하기로 했다. 육 부인의 생각을 읽었는지 부시혁의 눈빛이 순간 달라지더니 와인을 보고 사악하게 웃는 육 이사장을 한번 보고 몸을 일으켜 남은 선물을 육 부인에게 건네주었다. "어머님, 이건 제가 어머님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에요. 마음에 드시는지 한번 열어보세요." "나도 있어?" 육 부인은 약간 당황하며 자기를 가리켰다.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어머님 선물도 당연히 준비했죠." 그러자 이번엔 육 부인이 약간 멋쩍은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고맙게 받을게." 그녀는 속으로 부시혁의 행동 때문에 또 10점을 더 추가했다. '응, 아직 30점만 있으면 만점이야.' "별말씀을요. 얼른 열어보세요." 부시혁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육 부인은 와인을 이리저리 만지고 있는 육 이사장을 보고 속으로 너무 어이가 없었다. '저 표정 좀 봐봐. 모르는 사람이 보면 미인을 만지는 줄 알겠어. 호들갑 떨기는.' 육 부인은 못마땅한 시선을 거두고 자기 앞에 놓인 선물을 쳐다보았다. 그 몇 병의 와인을 본 그녀는 부시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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