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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아들보다 뛰어나다

육 부인은 관찰하는 눈빛으로 부시혁을 훑어봤지만, 그는 전혀 불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더구나 부시혁은 오전에 결혼한 비서 몇 명을 사무실에 불러와서 장인, 장모를 처음 만날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대응 방법을 다 물어봤었다. 비서들은 그에게 장인, 장모는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똑같다고 했다. 처음 방문한 사위와 며느리를 시험해 보고 이 시험을 통해 자기 아들, 혹은 딸과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해 판단한다고 했다. 장인, 장모는 먼저 사위의 외모를 훑어볼 테니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육 부인은 지금 부시혁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에 부시혁은 그냥 상대방이 보게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는 자기 외모에 자신 있었다. 솔직히 그보다 잘생긴 남자는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예쁘게 생긴 시무빈은 이 안에 속하지 않았다. 육 부인은 그를 한번 훑어보더니 풀이 죽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의 외모를 두고 뭐라고 하지도 않았다. 즉 외모는 합격했다는 뜻이었다. 안 좋은 평가를 듣지 않았으니 아직까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생각에 부시혁은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육 부인 옆에 서 있는 윤슬이 그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는 동작을 봤다. 그에 부시혁 입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어머님, 다 보셨나요? 제 차림에 아무 문제 없죠?" 이 말은 즉 자기가 마음에 드냐고 묻는 거였다. 아무래도 직접 물어보는 건 좀 그렇기에 차림으로 둘러서 물어본 것이다. 하지만 다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육 부인은 부시혁의 질문을 듣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윤슬의 손을 잡고 그를 한번 흘겨보았다. "윤슬아, 한동안 못 봤더니 살이 왜 이렇게 빠진 거야? 너한테 잘 못 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러는 거야? 그런 거라면 나한테 말해. 내가 혼내줄게!" 육 부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의미심장하게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부시혁은 눈썹을 한번 들어 올렸다. 2단계의 테스트가 시작된 것이다. 비서들의 말로는 외모를 다 보고 나면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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