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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노부인의 의도

"이해해요."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노부인은 가슴을 치면서 말했다. "그래서 네 아버지가 네 엄마 때문에 술을 마시고 자포자기했을 때, 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네 엄마를 찾아가서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물었어. 왜 약속을 지키지 않았느냐고? 이렇게 내 아들이 싫으면 애초에 부씨 가문이 혼약을 파기했을 때 동의했어야지. 왜 굳이 결혼해서 이러는 거야? 우리 부씨 가문이 기회를 줬는데 네 엄마가 거절한 거야. 부씨 가문이 주는 혜택을 누리면서 한편으론 또 내 아들한테 그러니까……." 그 누구라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부시혁은 시선을 내리고 말하지 않았다. 아들로서 그는 어머니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심지어 도덕에 어긋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할 수 없었다. 비록 그녀에 대한 정이 별로 남아있지 않지만, 그녀는 결국 그의 어머니였다. 노부인은 이치를 따지는 사람이라서 부시혁이 왜 침묵하는지 알고 있기에 그녀는 자기 손자를 탓하지 않았다. 아들이 어머니의 흉을 보지 않는 건 원래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 만약 그가 말했다면, 할머니로서 오히려 그가 옳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할머니, 이혼하라고 안 했어요?" 부시혁이 갑자기 입을 열고 물었다. "할머니의 성격상, 아버지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고 어머니가 다른 남자를 그리워하는 걸 보면 이혼하라고 할 것 같은데요. 이러면 모두에게 다 좋잖아요." "왜 안 했겠어." 노부인은 한숨을 쉬었다. "네 엄마와 이야기할 때, 난 두 사람이 이혼했으면 좋겠다고 했어. 비록 그때 네 엄마는 이미 널 가졌지만, 나도 분명히 네 엄마한테 아이를 지우고 자기 사랑을 찾아도 좋다고 말했어……." "어머니는 역시 거절했겠네요." 부시혁은 이미 짐작이 갔다. 노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엄마는 사랑에 눈이 멀긴 했지만 그래도 책임감은 좀 있어. 내 제안을 거절했지. 네 아버지랑 약속했으니까 절대로 약속을 어기지 않겠다는 거야. 그래서 아이를 지우지 않겠대. 당분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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