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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사과해

윤슬은 창백한 입술을 깨물고 생각에 잠겼다. “샤워하고 나오다 넘어진 건데... 내 실수는 아닌 것 같아.” “왜? 뭐 의심 가는 사람이라도 있어?” 육재원의 질문에 윤슬이 고개를 끄덕였다. “샤워 부스에서 나오고 미끄러운 액체 같은 걸 밟고 넘어졌거든. 끈적한 타입에 향까지 느껴졌던 걸 보면 바디워시였던 것 같아.” “샤워실 바닥에 왜 바디워시가 쏟아져 있었던 거지?” 육재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 “누가 실수로 쏟은 건가? 그걸 재수 없게 네가 밟은 거고?” 육재원이 턱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 하지만 윤슬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왜 그렇게 생각해?” “샤워하러 들어갈 때는 분명 괜찮았고 샤워하는 동안 인기척은 안 들렸거든.” 그렇다는 건 누군가 몰래 그녀의 샤워실 앞에 바디워시를 쏟아부었다는 걸 의미했다. 윤슬의 말에 육재원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분명 고유나 그 여자 짓이야. 이 리조트에서 너랑 원한 관계가 있는 사람은 부시혁이랑 고유나뿐이잖아? 하지만 부시혁은 여자 샤워실을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고유나밖에 없다고.” “맞아. 어제 네가 나한테 전화했을 때 고유나도 내 옆에 있었거든. 그리고 내가 샤워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 몰래 따라들어온 거겠지.” 윤슬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담담한 윤슬과 달리 육재원은 씩씩거리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하, 고유나 그 여자 보통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어떻게 그런 짓을. 이건 살인미수라고!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해! 이대로 넘어가면 안 된다고!” 하지만 윤슬은 휴대폰을 꺼내려는 육재원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니,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을 거야. 샤워실엔 cctv도 없고 설령 고유나가 쏟은 바디워시 때문에 넘어진 게 밝혀진다 해도 실수로 쏟은 거라 하면 그만이야.” 윤슬의 분석에 육재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래도 안 된다, 저래도 안 된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데?” 굳은 표정으로 고민하던 윤슬이 입을 열었다. “고유나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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