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0화 장씨 아주머니의 놀림

남자는 윤슬의 반응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왜 그래?” 윤슬의 입꼬리가 움찔했다. ‘왜 그래? 이 남자, 지금 나한테 왜 그러냐고 묻는 거야?’ 윤슬이 대답하지 않자, 부시혁은 손을 내밀고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끌어내리려고 했다. “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숨 막히지도 않아? 자, 얼른 내려.” ‘싫어. 꼭 이러고 있을 거야.’ 윤슬은 손에 힘을 주며 부시혁의 생각대로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윤슬의 힘이 부시혁보다 클 리가 없었다. 그래서 남자는 아주 쉽게 윤슬의 손을 내려놓았고 그녀의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드러나게 했다. 빨개진 윤슬의 얼굴에 부시혁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녀의 얼굴은 마치 탐스러운 사과처럼 부시혁을 군침 돌게 만들었다. 만약 지금 밖이 아니고, 노부인이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는 게 아니라면 부시혁은 정말 윤슬의 얼굴을 잡고 힘껏 키스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이런 기회, 많지 않으니까.’ 부시혁은 이렇게 생각하며 약간 아쉽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입에서 탄식하는 소리가 살짝 새어 나왔다. ‘아쉽네.’ “얼굴 왜 이렇게 빨게? 왜 그래?” 부시혁은 윤슬의 손을 내려놓고 뜨거운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그러자 윤슬은 남자를 한번 노려보았다. “왜 그러냐고요? 방금 아주머니가 한 말, 못 들었어요?” 이 말이 나오자, 부시혁은 그제야 알겠다는 얼굴로 한번 웃었다. “그게 뭐 어때서? 원래 다들 알고 있는 일이잖아.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난 또 왜 얼굴이 빠개졌나 했네. 아주머니한테 놀림당해서 그러는 거구나. 어디 아픈 줄 알고 깜짝 놀랐네.’ “당신은 뻔뻔하니까, 상관없겠지만 전 아니거든요.” 윤슬은 또 한 번 남자를 노려보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자 부시혁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맞아. 난 뻔뻔해.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아. 이렇게 부끄러워하면 안 되지. 만약에 할머니도 널 놀리면 또 이렇게 얼굴 빨개질 거야?” 윤슬은 빨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