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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할머니께 드리는 선물

윤슬은 당연히 주호준의 악의를 느꼈다. 아무래도 주호준은 오래전부터 윤슬한테 악의를 품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주호준의 눈빛에도 윤슬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보지 못한 것처럼 그냥 무시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무시당한 주호준은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뒤에 서 있는 부하들도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대표님, 저 오만한 태도 보세요. 아무리 이사장이라도 후배인데, 어떻게 대표님을 무시할 수가 있죠? 정말 버르장머리라고는 하나도 없네요.” 주호준이 냉소를 지었다. “부시혁을 믿고 이렇게 까부는 거 아니야. 기다려, 언제가 저 콧대를 꺾어 버릴 테니까.” “맞는 말씀이세요.” 부하는 주호준의 말에 찬성하며 언젠간 주호준이 윤슬의 기세를 꺾어버릴 거라고 믿었다. “아부 그만 떨고 가자.” 주호준은 고개를 돌리고 윤슬이 사라진 방향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거두고 가까스로 이성을 유지하며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윤슬은 주호준 그 무리의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의논하는지는 몰랐다. 물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멀리 세워져 있는 부시혁의 차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며 잰걸음으로 달려갔다. 마찬가지로 윤슬을 발견한 부시혁은 얼른 차에서 내려와 두 팔을 벌렸다. 그러자 윤슬이 그의 품에 안기면서 그를 와락 안았다. “왜 이렇게 빨리 뛰어온 거야? 넘어지면 어쩌려고.” 부시혁은 한 손으로 윤슬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윤슬은 고개를 들고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당신이 너무 오래 기다릴까 봐요.” “아무리 그래도 뛰어오면 안 되지. 만약 정말 넘어진다면 너만 아픈 게 아니라, 나도 아파. 더구나 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가 원해서 기다리는 거니까.” 부시혁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윤슬은 행인들이 이 장면을 보고 애매한 표정을 짓자, 순간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랐다. “알았으니까, 일단 놔요. 차에 올라가서 얘기해요. 여기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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