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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너무나도 가소로운 사과

류진영은 윤슬의 말에 그제야 그 찻잔에 눈길을 한번 주었다. 그리고 찻잔에 담긴 차를 보며 류진영은 이마를 찌푸렸다. “이게 무슨 차죠?” 윤슬을 다릴 꼬고 우아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류 대표님을 대접하는 거니까, 비싼 차로 준비하지 않았어요. 일반 녹차예요.” 이 말을 들은 류진영은 표정이 돌변했다. “일반 녹차? 이게 바로 천강이 손님을 대접하는 태도입니까?” 윤슬은 차랄 한 모금 마시고 아주 덤덤하게 대답했다. “천강이 너무 작은 회사라서, 어쩔 수가 없네요. 20년 된 인테리어도 바꾸지 못하는데, 무슨 돈으로 좋은 차를 준비하겠어요? 일반 녹차가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죠. 그러니까, 대충 드세요. 그래도 손님이라고 생각하니까 드리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그냥 물 한 잔 드렸겠죠.” 윤슬은 ‘20년 된 인테리어’라는 말을 특히 강조했다. 류진영의 회사 다루는 능력은 별로지만 그래도 바보가 아니었다. 그래서 방금 프런트 직원이 윤슬한테 고자질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일부러 이런 핑계를 댄 것이다. 류진영은 화가 나서 환장할 지경이었다. “뭐? 물?” 류진영은 위험한 눈빛으로 윤슬을 쳐다보았다. “시혁이랑 이렇게 오랫동안 사귀었는데, 시혁이한테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건가요? 아니면 시혁이가 윤슬 씨를 신경 쓰지 않아서 제대로 된 차도 준비해 주지 않은 건가? 그래서 천강엔 이런 싸구려 차만 마시나?” 류진영의 반격에 윤슬은 화내지도 않고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절 너무 낮잡아 보시는 것 같네요. 시혁 씨는 당연히 많은 걸 저한테 줬죠. 귀한 차는 물론이고요. 다만 류진영 대표한테 드리고 싶지 않은 것뿐이에요. 저의 귀한 차는 당연히 태도가 좋고 제가 존중할 만한 손님을 대접하려고 남겨둔 거거든요.” 류 대표님처럼 오만한 사람이 아니라. 그리고 시혁 씨가 절 싫어한다고 했는데, 그건 더더욱 말이 안 되죠. 만약 시혁 씨가 절 싫어한다면 어제 그 일 때문에 류씨 가문과 인연을 끊지도 않았겠죠. 안 그래요?” “너…….” 류진영은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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