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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왕 교수의 죽음

“그랬군요.” 윤슬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이마를 찌푸렸다. “방금 왕 교수가 바나나 껍질을 밟아서 그 자리에 사망했다고 했죠? 근데 너무 공교롭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말이 나오자 부시혁이 얼어버렸다. 그리고 윤슬의 뜻을 눈치챈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계속 말해 봐.” 그러자 윤슬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말했다.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선생님이 될 사람은 왕 교수랑 류덕화 어르신 둘 중 한 명이잖아요. 하지만 당신은 이미 왕 교수를 선택하기로 결정했고 심지어 스승으로 모실 준비까지 다 했는데, 마침 이때 왕 교수가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제일 중요한 건 바나나 껍질이 왜 교수 사무실 문 앞에 있겠어요? 솔직히 누가 바나나 껍질을 함부로 버려요? 그것도 대학교수 사무실 문 앞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윤슬은 팽팽해진 남자의 얼굴을 보며 잠시 멈추다가 계속 입을 열었다. “밖에도 낙엽 청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대학 교수 사무실에 청소 아주머니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누군가가 고의로 바나나 껍질을 왕 교수 사무실 앞에 버렸다는 거야?” 부시혁은 식탁 위에 올려놓은 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윤슬은 차가워진 남자의 표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약간 의심이 가요. 왕 교수가 사고 난 시간이 너무 이상하잖아요. 하필이면 당신이 결정 내리고 모든 준비가 다 끝났을 때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그 바나나 껍질. 아무리 생각해도 사고일 가능성이 작아요. 제가 보기엔 누가 계획한 일이에요. 물론 전부 제 추측이긴 하지만. 정말 사고로 돌아가신 걸 수도 있고요.” “아니.” 윤슬의 말이 끝나자, 부시혁은 갑자기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네 추측이 맞을지도 몰라. 이건 누군가 계획한 거야.” 윤슬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자 부시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계속 말했다. “사실 왕 교수가 사고 났을 때, 마침 내가 학교에 없었어. 그리고 사고 당일에 이 소식을 들은 게 아니라 이튿날에 알게 된 거야. 그날 마침 내가 왕 교수를 스승으로 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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