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이혼 후의 나날은 서정희가 생각했던 것만큼 슬프지는 않았다. 전아영은 그녀와 며칠 동안 같이 쉬면서 하루 세 끼를 전부 다 다른 것들로 몸보신을 시켜주고 있었다. 그 덕에 서정희의 안색은 눈에 띄는 속도로 회복했다.
항암 치료가 그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작아졌다. 비록 완전히 옛날 같은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어도 최소한 툭하면 쓰러지지는 않았다.
팔뚝의 상처는 다시 딱지가 생겼고, 최근에는 머리카락도 심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모든 게 다 좋은 쪽으로 나아가는 듯싶었다.
전아영은 진심으로 서정희 대신 기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요 며칠 동안은 다 전아영이 그녀와 함께 자준 덕에, 더 이상 아기 침대에 웅크려 자는 일도 없었다. 전아영은 서정희가 천천히 모든 것을 내려놓으리라 믿었다.
몸이 괜찮게 회복한 것을 본 전아영이 제안을 건넸다.
“반장이 동창회를 모집한대.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우리도 가자.”
“난…”
서정희가 거절하려는데 전아영이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때 친구들 지금 대부분 다 성공했어. 너 실력 좋은 뇌 전문의 찾고 싶다며? 어쩌면 친구들 중에 마침 그쪽으로 인맥이 있는 거물이 있을지 누가 알아?”
“게다가 너 매일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했잖아. 그럼 더더욱 시간을 집에서 낭비하면 안 되지. 나가서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난감해하는 서정희의 얼굴에 전아영은 곧바로 그녀의 생각을 알아챘다. 예전의 서정희는 전형적인 금수저였을 뿐만 아니라 교수님이 생각하는 좋은 인재로 미래가 창창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옛날에 친구들에 비하면 도무지 내세울 것이 없었다. 회사는 파산한 데다 그녀는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휴학을 했으니 말이다.
“내가 보기엔 넌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 의사 때려치고 부동산 일이나 하는 나도 안 부끄러워하는 데 네가 부끄러울 게 뭐가 있어? 적어도 넌 지금 몇천억은 손에 쥐고 있는 재벌이잖아. 아, 아니다. 그 쓰레기가 염진 그룹 지분도 줬지, 그치?”
이혼 서류에는 수많은 조항들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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