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서정희 뺨에 두 줄기의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염정훈과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줄 알았다.
염정훈은 자신을 배신했고, 그녀의 집안을 건드렸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은 염정훈 동생에게 목숨값을 빚졌다.
그건 셈을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마치 얽혀버린 두 실타래같이, 엮을수록 더욱 엉켰고 속박감은 두 사람의 숨통을 끝내는 죽음으로 이끌게 분명했다.
서정희의 얼굴을 감싸 쥔 염정훈은 엄지로 얼굴의 눈물 자국을 쓰다듬었다.
“정희야, 날 사랑하지 말고 미워해. 난 널 배신했고, 우리의 아이를 죽였어. 난 이제 돌아갈 수 없어.”
서정희는 흔들리는 염정훈의 마음을 알아챘다. 드물게 보여준 다정함은 마치 빙산에서 드러난 푸른 싹 같았다.
하지만 그 푸른 싹은 이내 새로운 폭풍에 전부 뿌리 뽑히고 말았다.
염정훈은 서정희에게 뒷모습만 보이며 처참한 꼴이 된 방을 떠났다.
서정희는 이렇게 등을 돌리면 이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철저히 돌아갈 길을 잃었다.
서정희가 나갔을 땐 방에는 이미 장미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착한 장미란은 그저 그들이 사소한 다툼을 벌이는 줄 알고 있어 계속해서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애를 썼었다.
장미란은 그저 서정희를 염씨 집안의 유일한 사모님으로 여겼을 뿐, 자신이 큰 실수를 한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정희는 코웃음을 쳤다. 전에는 장미란이 함께 있어 준 덕에 거대한 별장 안에 있어도 외롭지 않았지만, 장미란이 떠나고 나서야 서정히는 빈집은 마치 인생처럼 무미건조하기 그지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바깥은 이미 날이 어두워졌다. 주방에는 장미란이 끓인 국이 있어 서정희는 그릇에 조금 덜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 그녀의 얼굴을 더 흐릿하게 만들었다.
서정희는 평온한 얼굴로 한술, 또 한술 떠먹었다.
그녀는 이 쌍방 모두 심신이 지치는 게임을 깰 방법을 찾아냈다.
염정훈, 아버지가 진 빚 내가 전부 갚을게.
서정희는 더는 항암 치료를 받지 않고 인생의 최후 나날들을 제대로 누리기로 마음먹었다.
염정훈의 고통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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