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7장
염정훈은 성격이 차갑지만 그래도 여자한테 손을 대지 않은 신사였다.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오는 것을 보니 정말로 참지 못했던 것 같다.
워낙 힘이 세고 참지도 않았으니 서시월이 쿵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심하게 부딪혔다. 사슬이 찰랑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서시월은 땅에 쓰러졌고 입에서 피가 튀어 나왔다.
그녀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고개를 들었다. 창백한 입술에 피가 묻어 더욱 끔찍해 보였다. 그녀는 고통에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내가 틀린 말 했어? 네가 한 짓들 난 다 알고 있지. 서씨가 어떤 집안인지 알아? 가족을 엄청 아끼는 사람들이거든. 네가 했던 짓들이 있는데 절대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서정희와 재혼하고 싶으면 당장 꿈 깨. 네 업보니까!”
“그러게 왜 멍청해서 아내를 의심하고 그래? 다른 사람한테 당하기만 하고. 너 같은 배신자에 딱 어울리는 결말이지!”
서정희가 염정훈의 앞을 막고 권했다. “신경 쓰지 마. 일부러 도발하는 것이니까.”
“알아.”
염정훈은 이성을 잃어 서시월을 죽이는 멍청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옆에 서있는 염화진한테 물었다. “정보는 뱉었어?”
염화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입이 무거워.”
“내가 할게. 다들 나가 있어.” 서정희가 담담하게 말했다.
염화진이 떠름했지만 염정훈이 흘끗 보며 말했다. “가자.”
나가기 전에 그는 소희와 눈빛을 교환했다. 나이가 어리지만 고충을 다루는데 매우 능숙해서 염정훈은 마음이 놓였다.
문이 닫히자 방 안엔 세 사람만 남았고 소희는 구석에 눈에 띄지 않게 서있었다.
그녀가 조용히 서 있으니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서시월이 입가의 피를 닦고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 “서정희, 정말 너가 이겼다고 생각해? 난 죽으면 다고, 이미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못하거든. 받은 상처도 되돌릴 수 없고. 내가 혼자서 이 많은 사람들을 해결했으니, 결국엔 내가 이긴 거야! 이 멍청한 것들아!”
“널 죽이지 않을 거야.”
서정희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말 안 해도 돼. 시간이 더 많이 걸릴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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