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장

그 뜨거운 온도가 그녀의 손등에서부터 몸 구석구석까지 번지는 것 같아 서정희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염정훈, 이 섬에 있는 사람들 다 좋은 사람들이야. 날 너무 잘 챙겨줬고 정한이도 다치게 한 적 없어. 정한이도 여기 너무 좋아하고. 납치 사건은 오해야. 내가 다 설명할 수 있어.” 서정희는 염정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간청하는 말투로 계속하여 부탁했다. “같이 돌아갈게. 저 사람들은 그만 놔줘.” 염정훈은 담배를 낀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희야, 왜 자꾸 날 화나게 하는 거야? 진작 이렇게 말을 잘 듣지. 그러면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됐었잖아.” 서정희는 굴욕을 참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눈물이 그녀의 눈가에 핑 돌았다. “알겠어. 이젠 도망 안 갈게. 도망 안 가.” “너 스스로 말한 거야. 나중에 또 도망치면 어떡할 건데?” 서정희는 말을 하지 않고 그를 보기만 했다. 두 눈에 눈물이 묻어나니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아프게 했다. 염정훈은 검지와 중지에 담배를 끼고 서정희의 턱을 잡았다. 불타는 담배 꽁초는 그녀의 얼굴에서 불과 몇 센티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서정희는 뜨거운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담배 꽁초에 데일 것이다. 서정희는 그 자세를 유지하며 염정훈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희야. 만약 다시 도망친다면 이 섬은 재가 되어 사라질 것이야. 난 내가 말한 대로 해.” 서정희는 굴욕감에 두 눈을 감았다. 두 줄기의 눈물이 그녀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응. 알겠어.” 말이 떨어지자마자 서정희의 붉은 입술은 염정훈에게 점령당했다. 염정훈은 그녀의 숨을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듯 강하게 밀어붙였다. 서정희는 이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 주변에 적어도 백 명이 넘는 사람이 있었다.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오자 그는 손을 뻗어 서정희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손에 든 담배꽁초가 땅에 떨어지자 염정훈은 더 깊이 범했다. 서정희는 말로 할 수 없는 난처함과 굴욕감을 느꼈다. 염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