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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방금 나를 뭐라고 불렀어?” 변선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서정희를 쳐다봤다. “백 사모님, 당신과 우리 아빠는 이미 십 년 전에 이혼했어. 지금 당신 남편이 백씨니까 백 사모라고 불렀는데 내가 뭐 실수했어?” 서정희는 한 번도 이렇게 차가운 얼굴로 변선희를 대한 적이 없다. 심지어 변선희와 귀국 후에 만났을 때도 그녀는 늘 상냥한 태도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불과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서정희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 “정희야, 너 갑자기 왜 이렇게 변했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여전히 너의 엄마야.” “그래, 나 변했어. 인제야 세상 사는 게 얼마나 험악한지, 사람 본성 또한 추악하고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았거든. 만약 내가 일찍 깨달았더라면 십여 년 동안 밤마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엄마를 생각하며 기다리지는 않았을 거야.” “정희야, 엄마가 미안해. 나 이제 돌아왔으니 그동안 못 한 거 다 보상할게.” 맞은 편에 서서 변선희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서정희는 어릴 때 그녀가 어떤 모습이었던지조차 잘 기억나지 않았다. 지금의 변선희의 얼굴은 사진 속보다 세월의 흔적을 많이 느낄 수 있었지만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정희의 기억 속에 있는 엄마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당신들이 버리고 싶을 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를 버렸으면서 인제 와서 보상하겠다고? 백 사모님, 나에게 당신의 보상 따위는 전혀 필요없어! 내가 제일 필요로 할 때 당신은 곁에 없었어. 지금은 그때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다 이겨냈고 인제 와서 당신이 열배 백배로 보상을 해 준다고 해도 이미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는 없어!” “정희야...” “백 사모님, 당신 따님은 저쪽에 있네. 나는 자격이 안 돼서 이만.” 이 세상에는 사랑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그중 한 사람이 변선희이다. 그녀는 서제평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래서 백선이 그녀를 데리러 왔을 때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다. 몇 년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고 전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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