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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장

진설화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전 제 작품으로 다른 사람을 골탕 먹이는 일에 한 번도 동의하지 않았는데요.” 양진옥이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고 뭔가 달라지나요? 어차피 돈 받고 팔았으면서 남이사 그걸 가지고 뭘 하든 뭔 상관인데요?” “더 이상 제 스케치 드리지 않겠습니다.” 양진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 질렀다. “다시 한번 말해봐요. 당신 엄마 진짜 병원에서 내쫓기게 하고 싶어? 잊지 마요. 우린 계약서까지 작성했고 이 계약을 어긴다면 위약금 4억을 내야 된다는 거. 그렇게 많은 돈 낼 수 있어요?” 양진옥의 눈빛에서 경멸과 거만함을 읽은 진설화가 태연하게 호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안에 4억 있어요. 이러면 전 아무것도 빚지지 않은 겁니다.” 양진옥은 놀란 눈으로 그녀가 건넨 카드를 바라봤다. 그러다 비웃으며 말했다. “진설화 씨, 설마 아무것도 없는 카드로 나 속이는 건 아니죠?” “직접 가서 보면 되잖아요. 비밀번호는 0 여섯 개예요.” “안 돼요. 우리 계약 시간은 2년이라고요. 아직 1년 넘게 남았는데, 난 계약 파기하는 거 동의 못합니다!” 진설화가 자신에게 스케치를 전달해 준 뒤로부터 그녀는 동료들의 인정과 친찬을 받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던 예전의 그녀가 아니게 된 것이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진설화는 여전히 덤덤한 태도였다. “제겐 계약을 파기할 권한이 있어요. 이 돈 받지 않는다고 해도 앞으로 스케치를 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 많은 돈은 어디서 난 건데요?!” “그쪽이랑 상관없는 일입니다.” 양진옥은 이를 악물었다. “내가 내과 쪽 전문의를 아는데 계속 스케치를 준다고 약속하고 표절에 대해 해명한다면 그쪽 어머니 담당의를 맡아달라고 부탁해 보죠.” 진설화는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습니다. 더 좋은 의사를 찾았거든요.” 전에도 양진옥은 그녀의 엄마를 위해 전문의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저 일반 의사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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