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곤란할 게 뭐가 있어? 저년이 죽으면 난 곧바로 해외로 도피할 거야. 그러면 여전히 떵떵거리면서 잘 살겠지! 뭐, 당신이 어떤 꼴이 될지는 당신 운에 달린 거지!”
“설령 죽인다고 해도 계약서에 사인을 한 다음에….”
백상엽의 두 눈에 짜증이 서리더니 부하에게 계약서를 가져오라 손짓했다.
“당장 지장 찍게 해!”
지수현의 표정에서 그는 지수현이 얌전히 사인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지수현은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저 백상엽의 부하가 그녀의 손을 잡고 계약에서 지장을 찍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백상엽은 계약서를 양건덕에게 던져주며 차갑게 말했다.
“지금 당장 용강시로 가 계약서부터 해결해. 해결하고 나면 연락하고. 잘 들어, 수작 부릴 생각은 하지 마. 네 가족들 지금 내 손에 있거든.”
양건덕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했다.
“뭐라고요?”
백상엽은 칼로 그의 얼굴을 툭툭 두드리며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얌전히 말만 잘 들으면 네 가족은 무사할 수 있을 거야.”
양건덕은 속으로 백상엽에게 있는 대로 욕설을 퍼부었다. 당장이라도 그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찌르고만 싶었다.
“백 사장님, 이건 좀 너무 상도가 없는 것 아닙니까? 전 백 사장님을 그렇게 신뢰했는데 어떻게….”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백상엽이 차갑게 그의 말을 잘랐다.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확 같이 찔러버리기 전에! 얼른 꺼져!”
백상엽의 두 눈에 드러난 살기를 발견한 양건덕은 감히 더 말을 하지 못한 채 계약서를 들고 떠났다.
백상엽은 천천히 고개돌려 지수현에게 다 다가갔다. 그녀의 앞에 선 그는 뺨부터 두 대 내려쳤다.
지수현의 하얀 얼굴은 순식간에 빨간 손자국이 남았고 그 모습에 백상엽은 차갑게 웃음을 흘렸다.
“개 같은 년, 딱 죽기 직전까지만 괴롭혀주마!”
지수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냉랭하게 쳐다봤다.
“곧 죽을 년이 아직도 이렇게 당당하다니. 좋아, 너에게 선택지를 주지. 왼눈부터 멀고 싶냐? 아니면 오른쪽?”
칼을 든 백상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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