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구택은 전처럼 차갑고 담담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장시원 보면 말해볼게요."
설아는 감히 그에게 즉시 전화를 하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대답한 것에 그녀는 이미 매우 만족했다. 그녀는 즉시 웃음을 머금고 부드럽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임 대표님. 저 먼저 나가볼게요."
구택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손에 든 서류를 처리했다.
설아는 대표 사무실에서 나오자 즉시 순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이미 구택한테 말해줬고 구택도 도와주겠다고 대답한 것을 말해줬다.
순희는 감격에 겨워 연신 감사를 표했다.
"설아야, 역시 너밖에 없어. 정말 너무 고맙다. 시연이 무사히 나올 수만 있다면 나와 네 셋째 삼촌은 평생 너의 은혜를 기억할 거야."
"한 가족인걸요, 이런 말 하면 너무 서럽죠. 저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먼저 끊을게요!"
설아는 전화를 끊고 입가에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그들을 비웃으며 하이힐을 밟고 자신의 사무실로 걸어갔다.
순희는 설아가 나서면 이 일이 곧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루, 이틀, 사흘을 기다려도 시연은 여전히 경찰서에 갇혀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 지났다. 그녀가 시연을 보러 갔을 때 시연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 눈이 움푹 들어갔고 안색이 창백했으며 눈빛에는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더 이상 전처럼 오만한 표정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엄마, 나 나가고 싶어요. 이 안에 있고 싶지 않아요!"
"엄마, 나 좀 살려줘요!"
순희는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또 설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설아는 전혀 받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자 순희는 설아를 한바탕 욕했다.
오늘은 토요일이었다. 점심때 소희는 임가네 집에 남아 점심을 먹었다.
마침 오늘 주방에서 또 오리탕을 만들었는데 무척 달콤했기에 소희는 단숨에 한 그릇을 뚝딱했다.
구택은 국물에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입술을 훑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맛있으면 좀 싸가요."
그는 그녀가 저녁에 돌아가서 또 그런 덜 익은, 탄 맛나는 국물을 먹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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