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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그녀는 그때 간다고 한 것 같았다. 소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의 그녀는 반응도 많이 느려졌고 경계심도 많이 낮아졌다. 어제 너무 피곤해서 그랬던 것일까? 모임은 토요일이라 그녀는 구택한테 연락해서 하루 휴가를 내야 했다. 수업이 끝난 후 소희는 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두 번 울리자 그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저예요, 소희!" 소희는 인차 말했다. 구택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알아요, 전에 소희 씨가 이 번호로 나한테 전화 한 적 있어요." 소희는 멈칫했다. 청하와 함께 블루드에 갔던 그날 밤이 생각났다. 그녀는 연희에게 전화하려고 했지만 뜻밖에도 그한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졌다. 남자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소희는 정신을 차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토요일에 내가 일이 생겨서 유민에게 과외를 할 수 없을 거 같아요. 그래서 구택 씨한테 하루 휴가 내려고요." "그래요, 알았어요. 내가 유민이한테 전해줄게요." 구택의 목소리는 따뜻했다. "고마워요. 다음에 봬요!" "그래요!" 전화를 끊자 소희는 사색에 잠겼다. 그녀와 구택은 지금 무슨 관계일까? 부부? 애인? 고용주와 직원? 그녀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토요일 날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소희는 혼자 택시를 타고 소 씨네 본가를 향했다. 소 씨네 어르신, 즉 소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지금 모두 건재하셨다. 두 사람은 아들 셋이 있었다. 첫째 집안은 큰아들 소정필과 아내 장연경, 그리고 딸 소설아가 있었다. 둘째 집안은 소정인, 아내 진원 그리고 소희와 소연 두 딸이 있었다. 셋째 소정민의 아내는 하순희였고 장녀 소시연은 19살로 강성 미술 학원 3학년 학생이었고 차남 소찬호는 10살이었다. 소 씨네 본가는 남성의 오래된 별장 구역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 줄로 늘어선 유럽식 별장은 역사의 흔적을 나타내며 다른 사람들에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강성에서 비교적 오래된 귀족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비가 왔기 때문에, 택시 기사는 소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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