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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8화

이런 자리에서 유진은 은정과 말싸움을 하거나 몸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그랬기에 그저 얌전히 그의 손에 이끌려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은정은 유진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택했다. 계단은 넓었지만 유난히 조용했고, 뒤를 돌아보면 화려하게 빛나는 조명 아래, 파티장의 사람들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처럼 느껴졌다. 유진은 한 계단 아래에서 은정의 뒤를 따라가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여자 파트너는요? 이렇게 두고 와도 돼요?” 은정은 걸음을 멈추고 유진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의 손목을 잡은 손을 아래로 미끄러뜨려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유진의 표정을 살폈다. 질투라든가, 그런 감정을 찾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요 며칠간 두 사람 사이엔 계속 냉랭한 기류가 흘렀고, 유진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은정은 설명했다. “그 사람, 내 비서야.” 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처음엔 회사에서 임시로 준비한 파트너인 줄 알았는데, 비서라면 매일 함께 있는 사이라는 뜻이었다. “그게 뭐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유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의 무심하고 차가운 표정에, 은정은 가슴에 바늘이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꼈지만,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은 휴게 공간과 탈의실로 구성돼 있었다. 두 사람은 조용한 방 하나를 골라 마주 앉았다. 은정은 유진에게 차를 따라주며 물었다. “저녁은 먹었어?” “조금 전에 스시 먹었어요.” 유진이 대답했고, 은정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중에 집에 가서 야식 만들어줄게.” “괜찮아요. 이미 배불러요.” 유진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스시 먹고 배불러?” 은정은 가볍게 웃었다. “평소엔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고도 애옹이 간식까지 같이 먹었잖아.” 그의 말에 유진은 예전에 은정의 집에서 함께 밥을 먹고, 애옹이를 데리고 장난치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그러자 가슴 한쪽이 시리게 허전해졌다. 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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