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96화
호텔 파티장에 도착하자,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격식을 갖춘 남녀가 황금빛으로 장식된 파티장을 배경 삼아 더욱 고귀하고 우아해 보였고, 모두 신사적이거나 단정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야기꽃이 활짝 피고, 분위기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했다.
진구는 유진과 함께 안으로 들어서며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이번 파티는 미국에서 돌아온 화교가 주최한 자리야.”
“국내 경제 상황이 괜찮다 보니까,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사업을 하려고 명사들과 인맥을 쌓으려는 자리지.”
유진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물었다.
“우리 삼촌도 오셨을까?”
“당연히 초청은 했을 거야. 근데 오실진 모르겠네.”
진구가 말하자, 유진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난 확신하는데, 절대 안 오셔요. 요즘은 24시간 내내 소희한테 붙어 있거든요. 근데 이런 지루한 파티에 오실 틈이 있을까요?”
유진은 임구택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낯익은 인물을 발견했다. 한 남자가 몇몇 정장 차림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깊게 파인 V넥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우아하고 요염한 미소를 띠며, 말을 꺼내기 전마다 남자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갈고리 같아, 한 번 걸리면 뼈까지 녹을 것 같았다.
그때, 구은정이 고개를 돌려 유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검고 오만한 눈동자는 거리낌 없이 유진을 응시했다.
“삼촌 저기 계시네. 가서 인사드리고 올게.”
진구는 유진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유진은 갑작스럽게 돌아보려다, 억지로 시선을 누르며 따라갔다.
진구가 말한 외삼촌은 시원이었다. 시원은 유진을 보자, 부드럽고 단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진아.”
“삼촌, 안녕하세요.”
유진은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시원은 흰 셔츠에 진회색 베스트를 입고 있었고, 미소 띤 입꼬리는 늘 잔잔한 여운을 남겨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어요.”
진구도 반가운 얼굴로 말하자, 시원은 부드럽게 웃었다.
“오랜 친구가 온다길래 잠깐 들른 거야. 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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