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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5화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게 한결 명확해졌다. 사람들은 앞다퉈 임유진을 환영하며, 좋은 상사를 보내준 여진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처음엔 어딘가 어색하던 분위기도 순식간에 밝고 유쾌하게 바뀌었다. 다 함께 건배한 후, 각자 자리에 앉았다. 진소혜는 술잔을 쥔 손끝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다. 질투심은 마치 혀를 날름거리는 독사처럼 그녀 안에서 꿈틀거렸다. 칭찬과 환영을 받는 유진을 향한 시선은 싸늘하고 날카로웠다. 방연하는 조용히 진구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낮게 웃었다. “사장님, 꽤 하시네요?” 진구는 유진을 한 번 바라보고는,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대답했다. “유진이를 지키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럼, 한잔 받아요!” 연하가 진구에게 잔을 들어 보이자, 진구는 그녀와 가볍게 잔을 부딪치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그 순간, 맞은편에 앉아 있던 소혜가 정현준에게 눈짓을 보냈고, 시선은 술잔을 향했다. 그리고 현준은 그녀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진 씨, 나도 한 잔 따를게요. 앞으로 일하면서 잘 부탁드려요.” 진구는 유진이 벌써 두 잔을 연이어 마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무리 도수가 낮은 술이라도 계속 마시면 버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진구는 재빠르게 유진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 “이 잔은 내가 대신 받을게요.” 현준은 무테안경 너머로 살짝 웃으며 말했다. “다른 술은 몰라도, 이건 안 되죠. 저 유진 씨랑 같은 학교 선후배예요. 앞으로 같이 일할 사이인데, 이건 제가 직접 올려야죠.” 유진은 웃으며 잔을 들었다. “부팀장님 말씀이 맞아요. 이 잔은 제가 마셔야죠.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현준은 금세 활짝 웃으며 진구를 향해 말했다. “봐요, 유진 씨가 사장님보다 훨씬 그릇이 크잖아요!” 진구는 유진이 잔을 비우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슬쩍 현준을 째려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맞는 말이네요. 여자지만 어떤 남자보다도 더 넓은 마음을 가졌으니까요. 특히, 어떤 속 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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