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30화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본 서인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의 분위기는 한층 더 어두워졌고, 그 무엇도 의욕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듯한 무기력함이 온몸에 배어 있었다.
소희는 가슴 한쪽이 시큰해져,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조용히 옮겼다.
서인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차갑고 고독했던 눈빛은 이제 빛을 잃어버린 채, 텅 비어 있었다.
이윽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왔어?”
소희는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조용히 말했다.
“너 보러 왔어.”
서인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소희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내가 뭐 볼 게 있다고. 여전한데.”
소희는 서인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진짜 네가 여전하다고 생각해?”
서인은 찻잔을 들던 손을 멈췄다. 손가락이 살짝 떨리더니, 컵에 떨어지는 차가 잔 속에서 잔물결을 일으켰다. 그 투명한 소리는 고요한 오후에 묘하게 날카롭게 들려왔다.
서인은 찻주전자를 내려놓았다.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얼굴이 더욱 피곤하고 초췌해 보였다.
이윽고 서인은 조용히 물었다.
“최근에 유진이를 봤어?”
유진의 이름을 언급하는 순간, 서인의 눈빛 속에서 미약하게나마 생기가 피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희미한 빛은 마치 어두운 심연 속으로 가라앉듯, 다시 사라져 버렸다.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회복하고 있어. 오른손도 가벼운 물건은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나아졌고, 정신 상태도 아주 괜찮아.”
서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네.”
서인의 목소리는 더욱 가벼워졌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를, 기억해 냈어?”
소희는 잠시 머뭇거리다,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
서인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입가를 살짝 비틀며, 마치 스스로를 조롱하듯이 중얼거렸다.
“기억 못 해도 괜찮아.”
소희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이게 원했던 거 아니야? 근데 왜 스스로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는 거야?”
서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손을 뻗어 담배를 찾았지만, 막상 담배를 손에 쥐고 나서야, 담배를 끊은 지 오래됐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그대로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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