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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4화

유진은 찡그리며 눈을 떴다. 눈앞에 서인이 있는 것을 보자, 그녀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고, 이내 놀란 기색과 함께 경계심이 스며들었다. 서인은 푸른 기운이 감도는 눈 밑과 덥수룩한 수염, 깊고 어두운 시선으로 인해 영락없이 위협적인 인상으로 보였다. “구은정, 삼촌?” 유진은 낮게 중얼거리며 본능적으로 거실 쪽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우정숙이 어디 갔는지 궁금해하는 듯했다. 왜 낯선 이상한 아저씨가 자신의 침대 곁에 앉아 있는 걸까? 서인은 유진을 바라보며 깊은 상처를 숨긴 채, 갈라진 목소리로 묻듯이 말했다. “너, 정말 날 잊었어?” 유진은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기억하는데요. 어릴 때 한 번 본 적 있어요.”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는 자신의 기억 속 모습과는 꽤 많이 달랐지만, 그의 깊고도 아픈 시선 속에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이 녹아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어딘가 낯설고도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잊어버린 게 차라리 잘된 거야.” 서인은 시선을 떨구며, 굳게 다문 턱이 미세하게 떨렸다. “애초에, 우리 같은 사람들은 서로 알아서는 안 됐어.” 둘은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들이었고,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온 것뿐이었다. 서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유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 속에는 짙은 어둠이 가라앉아 있었고, 목소리는 더욱 잠겨 있었다. “유진아, 미안해.” 유진은 눈썹을 찌푸리며 서인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문득 놀란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설마, 삼촌이 날 친 건 아니죠?” 서인은 유진을 바라보며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웃음은 울음보다도 더 아프고 쓸쓸했다. “내가 직접 그랬던 건 아니지만 나와 관련이 있어.” 유진은 아, 하고 가볍게 탄성을 내뱉었다. 그러고 보니, 어쩐지 이상했다. 이에 유진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삼촌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닐 거라고 믿어요. 난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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