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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2화

서인은 안토니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눈 지 채 30분도 되지 않아, 밖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는 소리를 들었다. “윤석경 씨, 잠깐 나와 보세요! 이 사람이 당신네 집 손님 맞나요?” 서인은 순간 미간을 좁히며, 무언가를 예감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밖으로 향했다. 토니의 부모도 급히 그를 따라 나갔다. 밖에는 오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단정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머리는 곱슬머리로 말려 있었다. 여자는 토니네 가족을 보자마자, 곧장 손가락으로 한쪽에 서 있는 유진을 가리켰다. “이 사람이 당신네 손님 맞아요?” 유진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제발 소리치지 마세요! 제가 돈 드린다고 했잖아요!” 유진은 당장이라도 땅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고, 서인은 다가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죠?” 박민란은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말을 쏟아냈다. “이 여자랑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내 난초를 뽑아서 토끼 먹이로 줬어요! 내 난초가 얼마나 비싼 줄 알아요?” “조금만 늦었어도 다 뽑혀 나갔을 거예요!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에요? 이건 엄연한 도둑질이라고요!” 유진은 머리를 싸매고 싶었고, 작은 목소리로 서인에게 변명했다. “난초인 줄 몰랐어요. 그냥 잡초인 줄 알았어요.” 유진은 마치 잘못을 저지르고 부모님께 혼나는 아이처럼 위축되었다. 그러나 박민란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쏘아붙였다. “변명하지 마요! 어쨌든 내 난초를 뽑은 건 사실이잖아요!” 그때, 윤석경이 나서서 말했다. “우리 집에도 난초가 있으니까, 그걸로 대신 보상해 줄게요. 어린애한테 그렇게 큰소리칠 필요까지야 있나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요.” 하지만 박민란은 완강했다. “안 돼요! 당신네 집 난초랑 내 난초는 품종이 달라요! 그러니 난 절대 못 받아요!” 윤석경도 화가 났다. “똑같은 난초잖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박민란이 계속해서 억지를 부렸다. “내 난초는 특별히 돈 들여 키운 거예요. 이미 손님이 예약한 거라고요! 근데 이제 어쩌란 말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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