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1화
시언은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말했다.
“호칭을 다르게 해야지. 외할아버지께서 오빠라 부르라 하지 않았어?”
강아심은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턱을 살짝 얹고 귀엣말처럼 낮게 속삭였다.
“그날, 파티에서 외할아버지가 당신을 오빠라 부르라 했을 때요, 제 머릿속엔 다 말 못 할 상상뿐이었어요.”
아심은 매혹적인 눈썹을 들어 올리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당신은 어땠어요?”
시언도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태연히 대답했다.
“똑같았어.”
아심은 시언의 어깨에 기대어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한참 동안 웃던 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의 잘생긴 옆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저, 곧 떠나요. 시간을 소중히 쓰는 게 어때요?”
시언은 고개를 약간 돌리며 그녀의 달빛 아래 빛나는 부드러운 눈동자를 응시했다.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아심, 넌 내가 돌아올 때마다 널 찾는 이유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나?”
아심은 더욱 부드러워진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이유를 말해줘요. 왜 날 찾는 건데요?”
아심은 떠나기 전에 그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었다.
“넌 왜 나와 함께였을까?”
‘습관이었을까? 의지였을까? 아니면 필요해서였을까?’
아니면, 그 모든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아심의 긴 속눈썹이 살짝 떨리며 내려갔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시언의 어깨에 기대며 낮고 부드럽게 말했다.
“정말로 듣고 싶어요?”
시언은 단호하게 말했다.
“듣고 싶어.”
하지만 아심은 대답하지 않았다. 떠나기 직전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옳을지 고민이 밀려왔다.
...
다음 날 아침
강재석은 시언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아침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그는 시언을 마당으로 불러내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작은 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었고, 강재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심이 도도희와 함께 떠난다더라고. 도경수도 따라간다고 하던데.”
시언은 변함없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고 있어요.”
강재석은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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