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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8화

재아는 권수영의 손을 밀어내며 차갑게 말했다. “알아요. 제가 지승현 씨와 결혼할 수 없다는 것도. 하지만 이 아이는 낳을 거고, 제가 혼자 키울 거예요.” “그리고 그동안 받은 돈과 물건들은 돌려드리지 않을 거예요. 그건, 당신네 집안이 아이의 양육비로 준 걸로 알테니까.” 권수영은 격분하며 소리쳤다. “우리 집 아이를 품에 안다니, 네 따위가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재아는 눈을 붉히며 차갑게 응수했다. “자격 없죠. 하지만 이건 당신이 직접 만든 결과잖아요. 처음에 저를 접근시킨 것도 권수영 씨 아닌가요? 우리 둘 다 목적이 있었고, 아무도 무죄라고 할 수 없죠.” 권수영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네가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지 않았다면, 아심이와 승현이가 헤어질 일은 없었어!” 재아는 비웃으며 말했다. “처음부터 아심 씨의 출신을 무시한 건 당신이잖아요. 저한테 책임을 떠넘기지 마세요!” “그리고, 아심 씨가 정말 승현 씨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아니죠. 아심 씨가 좋아하는 사람은 강시언이예요. 당신도 봤잖아요.” 권수영은 손을 불끈 쥐고, 다시 한번 재아의 뺨을 때리려는 충동을 억누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재아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더 이상 당신네 집안과 얽히지 않을 거예요. 이 아이의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지도 않을 거고요. 그러니 앞으로 절 찾지 마세요.” 그렇게 말한 뒤, 재아는 뒤돌아 걸어 나갔다. 임신한 그녀의 눈치 본 도우미들은 그저 문을 열어줄 뿐, 아무도 막으려 하지 않았다. 권수영은 거실 한가운데에 멍하니 서서 재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녀는 분노로 몸을 떨며 스스로 결심했다. ‘절대 이 아이를 세상에 나오게 해서는 안 돼. 나중에 아이를 핑계로 집안을 흔들겠다고 하면 어쩌려고!’ 권수영은 마음속의 두려움을 억누르고, 집안의 운전기사를 불러 은밀히 지시를 내렸다. “오늘 안에 처리해. 돈은 5천만 원을 줄 테니, 실패하면 책임질 줄 알아!” 운전기사는 그 말을 듣고 겁에 질렸다. “사모님, 이건 위험해요.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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