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9화
정아현의 말을 들은 허형진은 어젯밤의 상황이 떠올라 걱정이 앞섰다. 그는 전화를 끊자마자 강아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심은 정아현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다시 잠에 들었지만, 울리는 전화 소리에 잠에서 깨 팔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전화를 받으며 그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허형진 사장님?”
허형진은 잠시 머뭇거리며 약간 머쓱한 어조로 말했다.
[미안해요. 이른 아침에 방해해서요!]
아심은 졸음 가득한 목소리로 반쯤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괜찮아요. 무슨 일이신가요?”
허형진은 조심스레 물었다.
[별일 없죠?]
이에 아심은 시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담담히 말했다.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제야 허형진은 안도하며 말했다.
[그럼 이만 끊을게요.]
“네.”
아심은 전화를 끊고 다시 침대에 몸을 뉘었다. 하지만 허리 주위로 감싸고 있던 팔이 그녀를 더 단단히 끌어안으며, 시언의 가슴에 바짝 붙였다. 이에 아심은 옅은 분홍빛 손끝으로 그의 손을 가볍게 만지며 낮게 웃었다.
“그동안 쌓아온 내 이미지, 전부 망가져 버렸네요!”
방금 잠에서 깨어난 강시언은 나른하고 거칠게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다시 찾아줄게.”
이에 아심은 입가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됐어요.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에요.”
창문은 닫지 않았고, 가는 비가 유리창 위로 내려와 물방울이 서서히 흘러내리며 흔적을 남겼다.
비 오는 날, 단단하고 뜨거운 품 안에 안겨 있다는 건, 이보다 더 편안한 일이 있을까? 괜한 생각에 머리를 쓰는 건 쓸모없는 일이었다.
아심은 살짝 웃으며 몸을 돌려 시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편안한 자리를 찾아 그의 탄탄한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저 시언의 온기를 최대한 느끼고 싶었다.
그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었다. 이 생각만으로도 아심의 마음은 마치 정원 밖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가득 찬 기쁨으로 반짝였다.
...
비 오는 날, 양재아의 마음은 날씨처럼 어둡고 우울했다. 일도 의욕 없이 게으르게 처리했다.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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