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3화
멀지 않은 곳에서 아심은 옅게 입술을 다물고, 조영아가 시언에게 아양을 떠는 모습을 바라보며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 시언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아심은 차 한 잔과 술 한 잔을 들고 시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차를 마실래요, 아니면 술을 마실래요?”
시언은 고개를 들어 그녀가 든 두 잔을 바라보더니, 주저 없이 술잔을 집어 들었다.
“제가 술을 마실 테니 강아심 씨는 차를 마시세요!”
조영아는 속으로 질투심이 일었다.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이야기하며 술을 권했지만 시언은 단 한 잔도 마시지 않았는데, 아심이 단 몇 마디로 그의 술잔을 기울이게 했기 때문이다.
“감사드려요.”
아심은 차를 마신 뒤, 뒤돌아서려는 순간, 뒤에서 시언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가려고요?”
아심은 미소를 머금은 채 뒤돌아보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라도 더 있으신가요?”
희미한 조명이 어른거리는 가운데, 시언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까 아심 씨가 말했던 상들, 내가 몇 개는 제대로 못 들었거든요. 다시 한번 설명해 줄래요?”
“그럴게요.”
아심은 그에게서 왼쪽으로 가까운 자리에 앉으며 옆에 서 있는 조영아를 보았다.
“이건 회사 기밀이에요. 그래서 조영아 씨는 자리를 비켜주셔야겠어요.”
조영아는 눈을 부릅뜨며 반박하려 했지만, 시언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조영아 씨는 잠시 자리를 피해 주시겠어요?”
조영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나중에 강시언 사장님과 다시 이야기하죠.”
몹시 껄끄러운 마음을 안고 조영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때 몇몇 아가씨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조영아는 진한서 옆에 앉아 그의 술잔이 아가씨들과의 농담 속에서 채워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채경석을 상대하라는 눈짓을 보내자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한편, 몇몇 아가씨들이 시언의 옆에 앉으려 하자, 강아심은 한 번의 눈길로 그들을 제압했다.
아심의 눈빛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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