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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허리를 깊숙이 숙인 강희진의 가녀린 몸은 울음으로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선우진은 눈길로 동월을 가볍게 훑어보았고,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저 아이의 몸에 난 상처는 어찌 된 연유인고?” 선우진이 천천히 입을 열어 물었다. “폐하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이는 칠황산을 쓴 탓이옵니다.” 어의 권씨가 사실대로 고하였다. 칠황산은 맹독으로, 다량일 경우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듣자마자 선우진의 낯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누군가 눈앞에서 자신의 사람을 해하려 한 것이다. 곧이어 선우진은 시종에게 명하여 내무부와 의상원의 궁인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잠시 후, 사람들이 황급히 달려왔고, 숙빈도 함께였다. “소첩은 명광궁에 무슨 변고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화비 마마가 염려되어 급히 와 보았사옵니다.” 숙빈의 말투에는 걱정이 가득한 듯하였지만, 강희진이 무사한 것을 보자 그의 눈에 순간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이 모든 광경을 강희진은 놓치지 않고 마음에 담았다. “아니, 어쩌다 이리 심하게 다쳤는고.” 숙빈은 동월을 보며 놀란 기색을 지었다. “너희 내무부는 도대체 일을 어찌 보는 것이냐? 내보내는 의복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다니! 오늘 화비 마마를 다치게 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만약 화비 마마께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너희는 목숨이 몇개라서 이 죄를 감당하려 드는 것이냐.” 숙빈은 분노한 척하며 허리에 손을 얹고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궁인들을 꾸짖었다. 강희진은 조용히 흐느끼면서 숙빈의 연극을 지켜보았다. 모두가 연기를 하고 있다면, 그 와중에도 역시 누가 더 연기를 잘하는지 겨뤄볼 판이었다. “폐하, 숙빈마마, 화비 마마, 각 궁으로 보내는 의복은 의상원을 떠나기 전 전례에 따라 꼼꼼히 살피어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각 궁으로 보내지옵니다. 오늘 이 일은, 소인들도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사옵니다.” 의상원의 상궁이 황급히 아뢰었다. “모두가 모른다고만 하느냐, 허나 이 의복에는 분명 칠황산의 흔적이 남아있으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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