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이건......”
상궁은 줄자를 가져와 직접 재어 보았고, 과연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아마 그날 착오가 있었나 보네. 두 치 정도는 괜찮지 아니하냐.”
강희진은 서둘러 변명했다.
만약 이 일이 선우진에게 전해진다면, 의심 많은 그가 반드시 주목할 것이었다.
그녀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사옵니다. 며칠 사이에 발이 두 치나 자라다니, 세상에 어찌 이런 황당한 일이 있겠사옵니까.”
상궁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희진의 말에 동의했다.
“이는 의상방에서 잘못한 것이오니, 마마께서 심히 꾸짖어 주시옵소서.”
상궁은 허리를 굽혀 사죄했다.
“작은 일이니 바로잡으면 그만이고, 벌은 면하도록 하지.”
강희진은 겉으로는 평온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몹시 긴장하여 심장이 뭉개질 지경이었다.
다행히 그들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하지만 영녕궁으로 돌아간 상궁은 강희진에게 일어난 일을 모두 숙빈한테 털어놓았다.
“원래 의상방의 여러 궁인들 손을 두루 거쳐 가는 일이라 잘못될 리가 없을 텐데요, 게다가 만약 치수가 맞지 않았다면 예전에 명광궁으로 보낸 신발이 죄다 맞지 않을 터인데 어찌 화비 마마께서 사람을 보내 묻지 않으셨을까요. 그런데 소인이 오늘 재어 보니, 화비 마마의 발이 정말로 두 치나 커졌사옵니다.”
“마마, 이 일이 참으로 기이하지 않사옵니까?”
상궁은 숙빈 마마의 치수를 재면서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번 옷을 만든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발이 두 치나 자랐다니. 필시 무슨 약을 먹었을 것이옵니다.”
숙빈 양씨는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추측했다.
“어쩐지 요즘 자태가 점점 더 늘씬해지는 것 같았사옵니다.”
안 그래도 선우진의 총애를 받는데, 강희진이 수단까지 썼으니, 선우진이 더욱 정신을 못 차릴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숙빈 양씨는 이가 갈렸다.
그 여우같은 년이 대체 무슨 수작을 벌이고 있는거냐고.
의상방 사람들이 돌아간 후, 숙빈 양씨는 즉시 명광궁의 물품 출납 내역을 몰래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강희진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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