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전생에서 입궐한 뒤 죽기 전까지 어머니를 다시 보지 못했던 애처로운 기억이 강희진의 가슴을 쥐어뜯었다.
그토록 그녀를 아꼈고, 매일같이 재회만을 기다렸을 어머니였지만, 그 누가 알았으랴, 그 마지막 만남이 바로 그녀가 죽어가며 수모를 당할 때였음을.
이번에는 아니다.
꼭 달라져야 한다.
기필코 어머니를 지켜 내리라.
그러나 선우진이 그녀를 데려갈지에 대해서는 전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황제는 내 몸에 빠져있지만, 마음까지 내게 있는 건 아닐 거야. 내가 먼저 사정하면 오히려 의심을 살지도.”
황제의 의중은 깊디깊은 바닷속 같아, 한 번의 잘못된 어림짐작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으나, 그녀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추렵은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대행사니, 규모를 크게 해도 무방하니, 신의 생각엔 여러 대신들의 가족들도 초대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혹여 유능한 인재가도 튀어나와 형님 폐하의 번거로움 들을 덜어드리면 좋지 아니할지요?”
영친왕이 활기차게 제안했다.
가족까지? 그렇다면 설마 정승 부인까지도 추렵에 참석한다는 말인가?
어머니는 안쪽 방 관할이라 정승은 줄곧 잘 관여하지 않았으니, 정승 부인을 만나는 게 훨씬 나을 것이 분명했다.
강희진은 조마조마한 내색은 전혀 드러내지 않고 무표정만을 유지하며 선우진의 답을 기다렸다.
“그 제안도 괜찮구나.”
선우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선우영의 얼굴에는 기쁨이 번졌다.
“허나.”
선우진의 말투가 돌변하며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어리둥절한 선우영이 머리를 들자, 두 남자의 네 시선이 서로 부딛쳤다.
“인재 등용은 과거 시험에 맡기면 되지. 추렵은 그저 즐기는 데 집중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 짐을 위해 생각해준 건 알지만, 어떤 일은 친왕이 관여할 일은 아니니라.”
영친왕의 얼굴에서는 순간 당황의 빛이 스쳤다.
강희진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허물 없다던 형제 사이라 해도 속마음은 복잡하구나.
궁궐의 벽은 생각보다 더 높고, 자나깨나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 구나.
“형님 폐하의 가르침 받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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