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그녀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목구멍에 비릿한 피가 차오르며 코끝으로 은은한 혈향이 퍼졌다.
강희진은 조용히 그것을 삼켜 내리며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을 유지했다.
강원주의 그 손바닥이 어찌나 매서웠던지 아직도 정신이 또렷이 들지 않았다.
“네년이 감히 날 협박하는 것이냐?”
강원주는 이를 갈 듯 낮게 말했다.
강희진은 입술을 조금 열었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니까.
“얼굴이 바뀌어도 그 요망한 기질은 여전하구나! 좋다, 그렇다면 다시는 사람 앞에 설 수 없게 만들어 주겠다. 과연 누구를 또 홀릴 수 있을지 두고 보자!”
강희진을 당장 해칠 수 없으니 상처를 남기지 않는 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
그저 이렇게 내버려 두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
“저 년을 동쪽 별채 뒷간에 가둬라. 내 명이 없이는 누구도 함부로 들여보내지 마라.”
강원주는 내려다보며 초월에게 명을 내렸다.
초월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강희진을 향해 연민 어린 시선을 보냈고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강원주의 명을 따르라는 신호를 보냈다.
초월은 마지못해 고개를 숙이고 강희진을 데리고 나섰다.
동쪽 별채 뒷간은 외진 곳이라 평소 왕래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결국은 뒷간이었다.
공간은 비좁고 곳곳에 스며든 악취가 코를 찔렀는데 강희진처럼 고운 아가씨가 견디기엔 혹독한 곳이었다.
“지금은 아가씨가 폐하 앞에서 총애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니 마마께서 쉽게 해치지는 못할 거예요. 조금만 버텨 봐요. 제가 기회를 봐서 마마를 설득해 보겠어요.”
떠나기 전, 초월은 조용히 그녀를 달랬다.
“그럴 필요 없어.”
강희진은 초월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괜한 의심을 살 필요는 없으니 평소처럼 나와 거리를 두는 게 좋겠어.”
그녀의 눈빛이 진지했다.
“잊지 마. 너는 내 시녀가 아니라 강원주의 시녀다.”
초월은 심성이 곱고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그 마음이 고마워 강희진은 차마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없었다. 이 은혜는 언젠가 꼭 갚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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