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나는 잘 알고 있어.”
강희진의 얼굴엔 여전히 잔잔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기생이든 나든, 결국 살아남기 위해 몸을 내놓는 건 매한가지야.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풍족한 삶을 누리지만 누구는 죽을힘을 다해도 겨우 목숨을 부지하지. 나는 후자에 속했으니 체면이나 절개 따위를 따지다간 벌써 죽었겠지.”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초월을 바라보았다.
초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는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초월아, 재촉하고 싶진 않지만 강원주의 기세가 날로 등등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야. 상대가 든든한 외가까지 등에 업고 있는 마당에 더 늦어진다면 네 복수도 그만큼 어려워질 거야.”
강희진은 한층 더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주위는 바람 소리만이 감돌 뿐,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제 신분을 알고 있었어요?”
오랜 침묵 끝에 초월이 입을 뗐는데 그녀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파장이 일었다.
의심과 경계, 그리고 미세한 시험의 기색. 그녀의 눈빛은 지나치게 날카로웠고 마치 강희진의 속내를 꿰뚫어보려는 듯했다.
그러나 강희진은 피하지 않고 그대로 그녀의 시선을 받아냈다.
“외람되지만 네가 보통 궁녀들과는 다르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강원주를 주시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눈길이 가더구나. 게다가 오 대감께서는 곧고 청렴한 분이라 내가 궁에 들기 전부터 이름을 들어 알고 있었지.”
부친의 이름이 언급되자 초월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그녀는 미동도 없이 강희진을 바라보았다.
“초월아, 우리는 같은 적을 두고 있어. 함께 싸워야 하지 않겠니?”
강희진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다시 한번 초월에게 손을 내밀었다.
초월이 강 정승을 증오하는 만큼, 그녀 또한 초월의 배경을 이미 낱낱이 조사해 두고 있었다. 그녀가 초월을 알고 있듯, 초월 역시 그녀의 내력을 익히 알고 있을 터였다.
서로의 패를 이미 확인한 이상, 강희진은 솔직히 나아가기로 했다.
“좋아요.”
오랜 침묵 끝에 초월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강희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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