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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장

진가희가 두 사람 앞에 있던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예요." 진가희의 말을 들은 고희숙이 방을 한 번 들여다봤지만 그녀는 팰리스에 대해 잘 몰랐기에 다시 물었다. "그럼 도훈이는 어디에서 지내는 거니?" "저기 큰 방에서요." 그 말을 들은 진가희가 다시 다른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희숙은 두 사람 방 사이에 서재가 있는 걸 보고 걱정을 내려놓았다. "그래, 그럼 내가 들어가서 한번 봐야겠구나." 고희숙의 말을 들은 진가희가 그녀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고희숙이 방을 보니 안에 확실히 사람이 지냈던 흔적이 있는 걸 보곤 진가희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혼인 신고한 지가 언제인데 왜 시험관을 하러 가지 않은 거야? 네가 내키지 않아 하는 거니?" "저는 계속 도훈 오빠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진가희가 망설이며 대답했다. 그녀는 하도훈이 아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사실 진가희도 그것이 의아했다. 고희숙도 진가희의 말투 속에 담긴 의아함을 알아차렸다. "도훈이쪽에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는 거야?" 진가희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고희숙이 말도 안 된다는 듯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네가 안 하려고 한 거겠지. 너희 엄마처럼 가식이나 떨면서." 고희숙이 역겹다는 듯 말했다. "언니를 위해서라고? 네가 이나를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너만 알고 있겠지." 고희숙은 그렇게 방 안에서 진가희에게 막말을 퍼부었다. 진가희는 그 말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잘 기억해, 너 지금 임신하는 거 너희 언니를 살리기 위한 거야. 혼인 신고는 그냥 수속일 뿐이라고, 아무것도 대표할 수 없어, 지금 네 자리를 포함한 하씨 집안의 모든 것은 다 네 언니 거야, 그러니까 쓸데없는 생각은 애초에 접어둬." 진가희는 여전히 침묵을 지킨 채 고희숙이 하는 말을 듣기만 했다. "쓸데없는 수작질 부렸다가는 내가 너 가만 안 둘 거야, 네 엄마 무덤을 파내서 유골 다 뿌려버릴 거니까 똑똑히 기억해." 고희숙의 말에 지대한 증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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