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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장

“그럭저럭...” 허운현은 그녀의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가희가 또 한마디 덧붙였다. “언니와 난 나이 차이 때문에 친하진 않지만 그래도 언니가 잘해줘요.” 허운현은 그런대로 그럭저럭이라는 말뜻을 알 수 없었으나 따지지 않고 또 물었다. “몇 살 차이인데?” “음. 일곱 살.” “나이 차이가 크게 나긴 하구나. 너도 언니인 진이나를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 이에 가희가 중얼거렸다. “네.” 두 사람은 몇 마디 잡담을 하다가 나서 더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차는 한 시간 넘게 달려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입구에 멈춰선 가희는 여전히 예의 바르게 그를 향해 말했다. “운현 오빠, 고마워요.” 때마침 차에서 내린 허운현이 대답했다. “뭐가 고마워? 바보.” 가희는 ‘바보’라는 두 글자를 듣고 자신이 약간 어리숙하다고 느껴졌고, 얼굴에는 수줍음이 가득했다. 가희의 곁에 서 있는 허운현의 모습은 마치 솔솔 불어오는 바람처럼 왠지 모르게 따뜻함을 느끼게 했다. 허운현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가자, 같이 가자.” 그녀가 대답했다. “네, 그래요.”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입원실을 향해 걸어갔다. 가희와 허운현이 진이나의 병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진이나는 병상에 누워 있었고 고희숙 등이 모두 병실에 있었다. 고희숙이 진이나의 병실 앞에 있을 줄은 몰랐던 가희는 순간 몸이 굳어졌다. 가희가 병실 안을 바라보며 꼼짝도 하지 않고 있을 때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던 진이나가 병실 입구에 있는 그녀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불렀다. “가희야!” 하도훈은 병실 한쪽 구석에서 의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진이나의 목소리를 듣고 바로 병실 입구를 바라보았다. 문 앞에 서 있는 가희와 허운현이 한눈에 들어왔다. 진이나는 먼저 가희에게만 신경을 썼을 뿐 가희의 뒤에 서 있는 남자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가 가희에게 들어오라고 말을 꺼내려 할 때 가희의 뒤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가희는 곧 정신 차렸지만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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