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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장

진이나는 상처받은 얼굴이었다. 물론 두 사람이 뭔가 있어서 받은 상처가 아니었다. 이 상처는...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알아, 적어도 그분들은 가희를 좋아해.” 진이나가 이렇게 말할수록 가희는 더욱 숨을 쉴 수 없었고 마음속에는 죄책감과 죄악의 감정이 타올랐다. ‘이 모든 것이 왜 이렇게 변한 걸까?’ 분명 언니를 구하기 위해서였는데, 지금 그녀는 하씨 가문의 팔찌를 차고 진영순을 할머니라 부르며 사모님에게 혼담이나 듣고 있다. 이 느낌은 마치 그녀가 언니의 모든 것을 빼앗은 것 같다. 그녀가 그 뜨거운 팔찌를 손목에서 빼려고 하자 진이나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뭐 하는 거야, 넌 내 동생이야, 언니는 그런 거 따지지 않아.” 가희는 감히 진이나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의 속눈썹이 심하게 떨렸고 하도훈도 당연히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도 이 팔찌를 받은 사람이 가희라서 돌려주지 않았어.” 진이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알아.” 하도훈은이 화제를 더는 이어가지 않고 다른 말을 했다. “바깥 공기가 좋지 않으니 먼저 들어가.” 진이나 역시 피곤한 듯 그의 말을 거절하지 않고 병실을 향해 그와 함께 걸어갔다. 그러나 몇 걸음 더 걷던 그녀는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는 가희를 바라보았다. “가희야, 안 들어갈 거야?” 하도훈이 먼저 말했다. “가희는 오후에 수업이 있어.” 그러자 진이나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학업 때문에 바쁜데 일찍 학교에 가는 게 좋을 거야.” 그녀는 또 걱정스러운 듯 하도훈에게 말했다. “기사님에게 가희를 데려다주고 운전 조심하라고 해.” 하도훈은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그녀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갔다. 가희 혼자 복도에 남았다. 병실에 도착한 진이나는 눕자마자 입을 열었다. “도훈아, 가희를 데려다줘. 가희가 쓸데없는 생각을 할까 봐 걱정돼.” 하도훈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그래, 알았어. 너 먼저 누워 있어.” 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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