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혜지 아가씨가 만나고 싶어 하세요

신혜정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과찬입니다.” 연수호가 이우진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아니면 신 비서를 대표실로 발령 내는 거 어때요? 이 비서를 삼촌한테 보낼게요.” 신혜정은 당혹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표실에서 이태호는 연신 재채기하고 있었다. 이우진은 무거운 표정으로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래. 그것도 좋겠네.” 연수호는 가볍게 웃으며 담배 연기를 내쉬고 천천히 말했다. “삼촌이 아쉬워할까 봐 그러죠. 그리고 삼촌 사람을 뺏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니니까요.” ... 사무실 문이 닫히고 이우진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신혜정은 이우진 옆에 서서 차를 따르며 물었다. “이 대표님, 연 대표님이 뭔가 알아챈 거 아닐까요?” “내 조카지만 정말 속을 모르겠어.” 이우진이 잠깐 고민하더니 물었다. “도청기는 수호가 처리한 거야?” “네.” 신혜정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연 대표님이 사모님께 남다른 감정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그래?” 이우진의 눈빛이 빠르게 변했고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그냥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 건가?” 신혜정은 허리를 숙여 이우진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연기인지 아닌지, 시험해 보면 되죠.” 이우진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신혜정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신혜정의 팔에 낀 비취 팔찌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수호가 우리 사이를 시험해 보고 있는 것 같아.” 신혜정도 다정한 눈빛으로 이우진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까 연수호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물었다. “혹시라도 연 대표님이 정말...” 신혜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우진은 신혜정의 손을 꽉 잡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수호 옆에 얌전히 있어.” 손에서는 통증이 전해져왔고 생각지 못한 이우진의 말에 신혜정은 놀란 표정을 감출수 없었다. “혜정아.” 이우진은 손에 힘을 빼고 그녀의 손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넌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내 방해물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