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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장 그의 뺨을 때리다

두 사람 모두 전화를 끊지는 않았지만 1분 가까이 침묵이 계속되었다. 연수호는 인내심을 잃고 화를 내며 물었다. “김유정, 내가 묻잖아! 너 지금 차이현 그놈이랑 같이 있어?” 하지만 김유정도 물러서지 않고 크게 소리쳤다. “내가 누구랑 있는지 너랑 무슨 상관이야? 연수호,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화를 내는 건데?”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연수호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 지금 어디 있어?” “당신한테 안 알려줄 거야!” 김유정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확 끊어 버렸고 또다시 휴대폰 전원을 껐다. ‘분명 자기가 먼저 약속을 어겼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뭐라 하는데?’ 화를 낸 탓인지 속이 다시 불편해졌다. 그녀는 차이현에게서 건네받은 따뜻한 물을 몇 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차이현을 바라보았다. “미안해. 좀 많이 당황했지...” 그는 부드럽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유정아.” “응?” 차이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그 말을 꺼냈다. “너 지금 행복한 거 맞아?” 사실 김유정이 혼자서 식당을 나섰을 때부터 도로 건너편에 있던 그는 도로 건너편에서 한눈에 그녀를 발견하고 말았다. 차이현은 외로워 보이는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고 김유정이 혼자라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 쪽으로 다가간 것이었다. 김유정만 행복할 수 있다면 차이현은 그녀의 결정을 존중하고 두 사람의 사이를 응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홀로 병원에 가서 혼자 수액을 맞았을 뿐만 아니라 바에서도 혼자 술을 마셨고 생일인 데다가 밸런타인데이였던 어제를 홀로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홀로 지내는 그녀를 차이현은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차이현의 눈빛에는 복잡하고 많은 감정들이 얽혀 있었다. 김유정은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은 채, 그저 차이현을 오래도록 쳐다보았다. 그러자 차이현은 자신이 선 넘은 질문을 한 것 같다는 생각에 사과를 했다. “내가 미안해. 이런 질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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