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장 고백
어쩌면 샴페인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김유정은 집에 돌아와 씻고 나니 나른해 잠들어 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비몽사몽 정신이 든 순간에 집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깨어버렸다.
스탠드를 켜니 시계는 어느새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보았다.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연수호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긴 머리를 올려 묶고 주방으로 내려가 물 한 잔 마시려고 했다.
계단의 조명 스위치를 누른 뒤 1층으로 내려왔을 때 소파에 앉아 있는 존재를 보고 그녀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집에 있었어? 조명은 왜 안 켠 거야?”
김유정은 이마를 짚었다. 손바닥엔 어느새 식은땀이 나 있었다.
소파에 앉은 연수호가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귀신을 무서워했었어?”
김유정은 주방으로 가 물 한잔 따랐다.
“아니,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야.”
가끔 사람이 귀신보다 더 무서웠다.
물컵을 내려놓은 그녀는 그제야 연수호가 정장을 다른 것으로 갈아입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입은 정장은 낮에 본 정장과 달랐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소파에 기대어 마디마디 선명한 손으로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그의 옆모습은 여전히 완벽했다. 다만 안색이 조금 창백하고 입술에 혈색이 없을 뿐이다.
“언제 온 거야?”
“...”
“왔으면 왜 옷도 안 갈아입고 샤워도 안 한 거야?”
“...”
“그리고 야밤에 왜 조명도 안 켜고 거기 앉아서 술 먹고 있는 거야? 대체 왜 그런 거야?”
“...”
그녀는 갑자기 낮에 차에서 맡았던 피 냄새가 떠올랐다. 자신이 착각한 것이길 바랐다.
그에게 다가간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수호 씨, 어디 아파?”
“...”
연수호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으나 입꼬리는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분명 그를 걱정하고 있는 어투였다. 그가 모를 리가 있겠나.
그런데 그녀의 말을 전부 무시해버리다니.
김유정은 순간 화가 났다.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치려는 순간 그의 손이 그녀보다 빠르게 움직여 손목을 잡아버렸다.
연수호는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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