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장 누가 이렇게 때린 거야?
연수호의 말을 듣자 김유정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조금 전까지 가슴 한구석을 채우고 있던 찝찝한 감정이 말끔히 사라졌다.
“사모님, 이리 줘요.”
장미영이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다가왔다.
“손에 든 얼음팩 나한테 줘요. 새 걸로 갈아줄게요.”
김유정이 순간 그녀를 막으려 했지만 장미영은 그녀의 신호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하여 장미영은 그저 속상하고 화가 난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때릴 수가 있어요? 얼굴 좀 봐요. 이거 가라앉으려면 며칠은 걸리겠네.”
그 말은 고스란히 전화기 너머로도 전해졌다.
그리고 예상대로 다음 순간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차갑고 날 선 기운이 서려 있었다.
“누가 너 때렸어?”
김유정은 화들짝 놀라 급히 핸드폰을 손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난감한 얼굴로 장미영을 바라봤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장미영은 순간 입을 틀어막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김유정.”
전화기 너머에서 남자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때린 거야. 아버님이야 아니면 어머님?”
“아니, 아줌마 말은 그냥...”
뚝.
김유정이 급히 변명하려던 찰나 전화가 일방적으로 끊겼다.
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김유정은 얼굴이 더 아려오는 기분이었다.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애봉이를 바라보며 그녀는 중얼거렸다.
“어떡하지, 너희 아빠 화났어.”
20분 후.
앞마당에서 차가 멈춰 서는 소리가 들려왔다.
연수호가 도착한 것이다.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차가운 공기를 온몸에 두른 채 빠른 걸음으로 그는 거실을 가로질렀다.
소파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던 김유정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얼굴이 단숨에 그의 손에 감싸였다.
차가운 손끝이 붉게 부어오른 뺨을 살짝 스쳤다.
그리고 그녀를 내려다보는 깊은 눈동자엔 날카로운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
연수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부어오른 뺨, 선명한 손자국...
몇 초간 가만히 응시하더니 연수호는 바로 뒤돌아서 문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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