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네 와이프가 내 가게를 부쉈어
“뭐라고요? 1,960만 원이요?”
유안 그룹 1층 로비에 이태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유정 씨가 시켜서 오셨다고요?”
“네, 맞습니다.”
그 앞에 서 있는 남자는 작업복 차림에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손은 기름때로 얼룩져 있었는데 마치 막 작업을 끝낸 듯 보였다.
혹시나 이태호가 믿지 않을까 봐 그는 바지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꺼내 보였다.
그 종이의 서명란에 휘갈겨 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태호는 그것을 한 번 보고 금세 알아차렸다. 그 서명은 확실히 ‘사모님’의 것이었다. 사무비를 처리할 때마다 사모님이 사인한 글씨를 수없이 봤기 때문이다.
“김유정 씨가 이 비서님더러 대표님께 비용을 청구하라고 하셨습니다.”
남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 가격이 적힌 내역서를 보여줬다.
‘당연히 청구해야지!’
이태호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이 상황은 누가 봐도 연수호가 문제를 일으킨 게 분명했다.
그는 남자에게 돈을 이체해 주며 물었다.
“김유정 씨가 뭘 시키셨나요?”
남자는 입금된 것을 확인한 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대답했다.
“저희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 산악 오토바이 50여 대를 해체하라고 하셨어요. 저희 진짜 반나절 동안 꼼짝없이 일했습니다...”
남자의 이야기는 계속됐지만 ‘산악 오토바이 50여 대 해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이태호의 머릿속은 이미 폭죽이라도 터진 듯 혼란스러워졌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
파란색 컨버터블 스포츠카가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한 손으로는 운전대를, 다른 손으로는 담배를 쥔 채 창밖으로 팔을 내밀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갈색 머리칼이 살짝 흩날리며 매끄러운 이마가 드러났다.
“대표님...”
전화 너머로 들려온 이태호의 목소리는 한없이 조심스러웠다.
“1,960만 원의 작업비를 정산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작업빈데?”
이태호가 대꾸하려던 찰나 또 다른 전화가 걸려왔다.
연수호는 발신자를 확인하더니 바로 전화를 받았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