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4장 한 번만 하기로 약속했잖아
두꺼운 커튼 너머로 햇빛이 희미하게 스며들었고 침대에 웅크리고 누운 사람이 꿈틀거렸다.
앙증맞은 눈썹이 살짝 일그러지더니 김유정은 불편한 듯 칭얼거렸다.
의식이 몽롱한 와중에 그녀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무언가 때문에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졸음이 몰려온 나머지 눈조차 떠지지 않았다.
상체를 기댄 바디 필로우는 포근하고 아늑했으며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끈질기게 달라붙은 손길은 허벅지를 지나 허리의 말캉한 살을 꼬집더니 천천히 가슴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치 간지럼이라도 태우는 듯 살살 움직였다.
김유정은 짜증이 치밀어올라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잠결에 더듬거리자 커다랗고 투박한 손이 만져졌고 약지에 동그란 고리도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이내 부루퉁한 목소리로 투덜거리며 힘겹게 눈을 뜨자 탄탄하고 하얀 가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지막이 울려 퍼지는 투정은 남자에게 애교처럼 들렸다.
이참에 가느다란 손가락에 깍지를 끼며 말했다.
“다시 자, 내가 혼자서 놀고 있을 테니까.”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김유정은 고개를 들고 눈살을 찌푸린 채 날렵한 턱선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만지작거리는데 잠이 오겠어?”
연수호의 눈썹이 까딱하더니 눈동자가 반짝 빛났고 잽싸게 몸을 돌려 그녀를 눕히고는 위로 올라탔다.
“그럼 깬 거야?”
여전히 졸린 김유정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아니라고 대답하려는 찰나 뜨거운 손바닥이 어느새 허벅지 안쪽에 닿았다.
결국 화들짝 놀라는 바람에 잠이 싹 달아났다.
“한 번만 하기로 약속했잖아.”
그녀의 목소리에 불만이 가득했다. 어제 분명 한 번이라고 못을 박았기에 마지못해 동의했었다.
하지만 세 번이나 하고 나서야 비몽사몽 잠이 들었다. 심지어 잠결에도 남자의 숨결이 어렴풋이 느껴졌고 그녀의 몸에 바싹 달라붙어 한 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어렵사리 눈을 붙였더니 왜 또 시작되었단 말이지?
“맞아.”
연수호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고 다갈색 동공에 웃음기가 묻어났다.
“시작했는데 끝을 맺지 못하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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