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장 피해자
연한 보라색 스포츠카가 공항 밖에 멈춰 섰다. 차 옆에 기대어 서 있는 김유정은 흰색 원피스에 연보라색 카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짙은 갈색에 웨이브를 한 머리는 머리핀으로 묶여 있었는데 온화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 번 보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그녀가 오늘 모두 연보라색으로 꾸민 것도 의도한 것이었다. 어렸을 적 자주 입던 연보라색 옷을 입으면 주현미가 바로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주현미의 비행기가 착륙한 지 40분이 지났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전화도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유정은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다. 그 전화가 폐허에 떨어진 채 계속 울리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 그 전화기 옆에는 피로 뒤덮인 주현미의 시체가 있었다.
...
흰색 스포츠카는 빠르게 달려 김씨 가문 본가에 도착했다.
김윤아는 얼굴이 창백했고 그녀의 두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핸들을 잡고 있는 손에는 아직도 남아 있었다. 아무리 닦아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급하게 안전벨트를 풀더니 차 문을 열어젖히고는 곳곳에 부딪히며 계단을 올라갔다.
“윤아야?”
장은정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당황해하며 김윤아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방문을 열었을 때,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윤아야? 무슨 일이야?”
장은정은 욕실 문 앞에 서서 김윤아가 욕조에 물을 틀고 손을 씻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이미 말라버린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장은정은 깜짝 놀라며 입을 틀어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장은정의 목소리를 들은 김윤아의 표정은 서서히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 사람을 죽였어요...”
장은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김윤아를 쳐다보았다. 장은정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윤아가 입은 분홍색 체크무늬 치마에는 빨간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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