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설마 임신한 건 아니지?
“그만해.”
김상엽의 호통에 장은정은 순식간에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너 때문에 분위기가 이게 뭐야. 할 말이 없으면 그냥 입 다물고 밥이나 먹어.”
“여보, 화내지 말고 진정해요.”
장은정은 화가 잔뜩 난 김상엽을 보고선 재빨리 꼬리를 낮추고 그의 성깔을 맞췄다.
“어쩌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온 거잖아요.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요.”
“여보, 손주 안고 싶다면서요? 수호가 윤아랑 결혼했다면 3년 동안 아이를 두 명이나 낳았을 텐데... 그냥 안타까운 마음에 해본 소리예요.”
말이 끝나자마자 강옥자가 음식 하나를 들고 왔다.
“마지막 요리는 작은 도련님이 좋아하시는 갈비찜이에요.”
떠날 때 강옥자는 의도적으로 김유정을 힐끗 쳐다봤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하얀 그릇에는 선홍색의 기름진 갈비가 담겨 있었고 코를 찌르는 향기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곧이어 김유정의 시선도 갈비찜에 떨어졌다. 갑자기 온몸에 피가 솟구치는 느낌이 밀려오더니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굳어졌다.
목구멍은 수십 개의 스펀지로 막은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금방이라도 질식할 듯한 공포감이 덮쳤다.
얼굴은 삽시간에 하얗게 변하여 핏기가 전혀 없었다.
“유정아,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우리 유정이 제일 좋아하는 갈비찜 만들어줄게. 어때?”
“유정아,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우리 유정이 제일 좋아하는 갈비찜 만들어줄게. 어때?”
“유정아,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우리 유정이 제일 좋아하는 갈비찜 만들어줄게. 어때?”
귓가에는 윤수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두번...
부드러운 미소로 환하게 웃고 있는 윤수영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 핏빛으로 빨갛게 물든 그날의 기억이 김유정의 숨결마저 빼앗아 갔다.
온몸이 마비되기 시작했고 갈비찜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에도 숨이 막혀와 호흡이 거칠어졌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인식한 연수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재빨리 김유정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왜 그래?”
김유정은 대답하지 않고 있는 힘껏 연수호의 손을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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